커다란 변화를 주는 대신, 그저 잠시 머물고 싶은 공간 하나,

차분하게 따뜻해지는 순간 하나를 건네고자 합니다.

이 글이 님에게 올해의 끝자락을 더 편안하게 채우는

작은 쉼표가 되길 바랍니다.

내향인의 색, 내색 드림🕯️ 

이곳의 케이크는 사장님이 직접 만드는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다. 홀케이크와 조각케이크가 쇼케이스에 나란히 놓여 있는데, 계절이나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달콤한 하루를 보내고 싶을 때면 떠오를 만한 케이크들이다. 연말을 앞두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리에도, 조용한 오후를 보내는 평범한 날에도 잘 어울린다.

겨울과 가장 잘 어울리는 메뉴는 단연 딸기 생크림 케이크이다. 폭신한 시트 사이에 부드러운 크림과 상큼한 딸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과하지 않은 단맛이 특징이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따뜻한 음료와 곁들이기에 제격이다.

동네도 조용하고 카페의 분위기 또한 잔잔하다. 혼자 방문하기에도 좋고, 느릿한 템포로 하루를 시작하거나 정리하기에도 좋은 공간이다. 큰 카페의 분주함보다 이런 작은 카페의 고요함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이유는 어쩌면 그 안에서 보내는 계절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화려하거나 특별한 카페는 아니다. 하지만 마음을 잠시 눌러두고 천천히 겨울을 받아들이기에는 충분한 공간이다. 달달한 하루를 보내고 싶은 날 이곳에서 겨울 취향을 천천히 즐겨보길 바란다.

거리엔 겨울 장식이 걸리기 시작하고, 사람들 마음도 연말을 향해 분주해지지만 나는 오히려 조용한 공간이 더 그리워진다.

더스크블루는 당산의 주택가 골목 안, 고요한 풍경 속에서도 은근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짙은 간판 하나로 시선을 끄는 공간이다.

나는 이곳에서 커피 한 잔을 마셨다.

무언가 하지 않아도 괜찮은 분위기, 그냥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씩 풀어진다.

회전목마, 트리, 빨간 리본 같은 겨울 오브제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반짝이지만 과하지 않고, 조용히 계절을 환영하는 방식도 이 공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스크블루는 조용하지만 무채색은 아니다.

온기, 빛,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는 이곳에서 나는 잠깐, 나만의 속도로 겨울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계절이 바뀌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조금 뒤처진 기분이 들 때, 사람들의 속도가 버겁게 느껴질 때, 그럴 때 조용히 들러보면 좋을 곳이다.

어딘가 특별한 계획 없이도, 그냥 잠시 머물고 싶은 사람에게 이 겨울의 취향 한 조각을 건네고 싶은 마음으로 이 공간을 추천한다.

한 해를 돌아보면 잘한 것보다  못 하거나 아쉬운 것들이 먼저 떠오르기도
또 하염없이 생각나 아쉽기도 하고 질책하기도 한다.

필자에게 그런 아쉬움과 꾸짖임이 떠오르는 건 독서인거 같다.

많은 책을 읽고 좋은 사람이 되고 더욱 인격적으로도 매력적으로도 풍부해지자 했지만
올해는 많은 책을 읽지 못 하여 아쉬움이 큰 한 해이다.

또한, 1층에는 카페가 운영되고 있어 커피 주문이 가능하고
구매한 커피를 가지고 와서 마시면서 독서를 할 수도 있다.

이처럼 머무름 자체가 감각적이고 조용한 곳으로
차분해지는 마음과 독서를 더욱 밀도 있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이렇게 종이잡지클럽 제주에서 깊은 독서를 하다보면
책이 주는 힘과 그리고 여운과 힐링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종이잡지 클럽은 우리가 놓치고 있던 독서의 힘을 알려주며
또한 공간의 힘 또한 알려주는 매력적인 장소이다.

만약 올해 마지막 제주 겨울바다를 보러 간다면 들려보라
추웠던 내 마음의 온도가 따스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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