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돌아보며

내향인의 색, 내색 드림 💌

25년 방문한 모든 곳이 아늑했고 행복한 공간이었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이 시점에 가고 싶은 한 곳을 골라야 한다면?’이라는 질문에 이 곳이 떠올랐다.

어느 곳보다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지 않고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다만 사용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나만의 시뮬레이션을 먼저 돌려보기로 한다.

문을 열고 올라가면 좁지만 아늑한 나만의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잠시 동안은 준비된 CD 플레이어를 켜 음악을 흐르게 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만든다. 미리 주문해 둔 커피를 마시며 한 해를 천천히 되돌아본다. 올해 가장 많이 느꼈던 감정과 아쉬웠던 순간들을 떠올려 보고, 책을 읽으며 마음에 드는 문장 하나를 찾는다. 지나간 시간을 정리하고 그 문장에 기대어 새로운 한 해를 위한 작은 계획을 세워보고 싶다. 거창하지 않게, 다시 정리하다 보면 한 시간은 금세 지나 있을 것 같다.

이제 시간을 닫고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밀도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각자의 밀도를 채우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이 공간을 추천한다.

한 해의 끝자락, 조용히 머물고 싶을 때 떠오르는 공간이 있다. 바로 당산역 인근 골목 안쪽, 2층에 자리한 '칠앤도프커피바'이다.

현관문처럼 닫힌 입구를 지나면모노톤 인테리어와 베이지톤 소파, LP 공간이 어우러진 차분하고 온기 있는 분위기가 펼쳐진다. 큰 창으로 들어오는 빛과 여유로운 테이블 간격 덕분에 혼자여도, 누군가와 함께여도 부담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천천히 흐르는 음악과 커피 한 잔 앞에서 복잡했던 생각을 정리하기에 충분한 곳.
2025년을 돌아보며, 가만히 쉬어가기 좋았던 장소로 이곳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