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날 봄까지 만날 봄이길

2025. 4. 30.

내향인의 색, 내색

안녕하세요, 님.

어느새 2025년의 절반이 보이네요.

따뜻한 봄바람에 마음은 살랑거리지만,
한 해가 벌써 반이나 지났다는 생각에
잠시 멈춰 서게 되는 요즘입니다.

그런 여러분께,
저희 ‘내색’은 이렇게 말해드리고 싶어요.

“폭싹 속았수다.”

지치고 아쉬웠던 순간도
다정하게 감싸줄 작은 공간을 준비했습니다.

내색에 공간에서 마지막 봄을 보내시며
다시 만날 봄까지 만날 봄인 듯 사시길 바랍니다.

내향인의 색, 내색 드림🕯️

[1] 잠시 머무는 연습, 용문사 템플스테이

[2] 나 자신에게 작은 쉼을 건네는 순간, 카페비온디앤

[3] 내 마음 속 문학소녀가 웃는다, 깅꼬서울

* 지메일로 보고 계신 독자분들은 꼭 맨 아래의

'전체보기'를 누르셔야 빠짐없이 즐기실 수 있습니다.

경기 양평 절

by. 디온

"수고한 나에게, 그리고 앞으로도 수고할 나에게"

제주도 방언으로 '정말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뜻의 이 말처럼, 오늘도 묵묵히 일상을 살아낸 당신에게 작음 쉼과 위로를 전하고 싶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우리가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공간을 소개하겠습니다.

양평 용문산 자락에 자리한 용문사 템플스테이. 산과 숲, 고요함이 함께하는 이곳에서의 하룻밤은 복잡한 도시의 리듬에서 벗어나 마음을 가라앉히기에 충분하다.

템플스테이는 두가지 형태로 운영된다. 정해진 일정 없이 절 안의 숙소에서 머무르며 자신의 속도로 시간을 보내는 '휴식형', 그리고 절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체험형'. 나는 체험형을 선택했지만 모든 프로그램은 자율 참여이기에 부담없이 하루를 보내기에 좋았다.

용문사로 향하는 산길은 그 자체로도 힐링이다. 걸음을 옮길수록 공기는 맑아지고, 도시에서 들을 수 없었던 자연의 소리들이 마음에 스민다. 템플스테이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각자의 시간을 존중해, 방해받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예불, 타종, 108배, 스님과의 차담, 단주만들기와 소원지 쓰기 등 나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을 재정비하는 시간들을 보낸다. 종교를 떠나 그 시간의 의미에 깊이 공감했다. 그리고 이곳을 찾은 많은 이들처럼, 우리 모두는 '말없이 위로받고, 조용히 치유되는 시간'을 경험했다.

마당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고양이 친구들까지, 그 모든 것이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편안히 내려놓게 했다. 수고한 나에게, 그리고 앞으로도 수고할 나에게. 말하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은 그 시간 속에서 잠시라도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선물해보면 어떨까?

TIP & INFO

용문사 템플스테이

위치 경기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782

예약사이트 템플스테이 예약 사이트

방문 TMI

안내에서는 주차장부터 평지 도보 20분이라고 했지만 저에겐 오르막 20분이었습니다.
기독교 모태신앙인 친구와 함께 갔습니다.
모든 고양이들이 개냥이예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던 스님의 말씀, 꼭 듣고 오세요.

서울 중구 카페

by. 텐동

"나 자신에게 작은 쉼을 건네는 순간"

시청역 근처, 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에서 살짝 비껴선 곳에 작은 카페 하나를 만났다. 이름은 '카페비온디앤'. 오픈한 지 오래되지 않은 이곳은 유동 인구가 많은 곳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사람들의 소란을 비켜가고 조용히, 느긋하게 시간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처음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는 메인 공간이 펼쳐지고, 그 공간을 지나면 야외처럼 꾸며진 로비 공간이 부드럽게 이어집니다. 야외 공간이라고는 하지만, 빌딩 1층 로비 안에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어, 바람과 햇빛은 은은히 스며들고 소음은 차단된, 마치 바깥과 안 사이 어딘가에 머무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메인 공간 맞은편에는 작은 LP 청음 공간이 숨어 있어, 천천히 고개를 돌리다보면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된다. 세 개의 공간은 나뉘어 있지만 하나의 층 안에서 이어져 있어, 자연스럽게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을 준다. 어느 곳에 머물러도 고립되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그런 공간이다.

'무엇을 마실까' 고민하는 시간마저 조심스럽게 아껴주는 이곳에서는, 메뉴판만 바라보지 않아도 된다. 사장님과 알바생이 다가와, 오늘 가장 맛있는 커피를 소곤거리듯 추천해주기 때문이다. 비싼 메뉴를 권하는 게 아니라, 오늘 직접 마셔본 원두 중 가장 좋은 맛을 골라 진심으로 권해주는 그 손길이 내향인의 마음에 조용히 스며든다. "오늘은 이게 정말 좋아요"라는 짧은 추천 한 마디가, 긴 설명보다 더 많은 위로가 되었다.

LP 청음 공간에서는 바이닐이 돌아가며 부드럽게 음악을 품어낸다. 굳이 누가 설명하지 않아도, 몸을 맡기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느슨해지는 공간이다. 밖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겠지만, 이 안에서는 조금 느려도 괜찮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무 말 없이, 커피 한 모금, 음악 한 소절, 나 자신에게 작은 쉼을 건네는 순간이었다.

하루를 보내느라 고생한 나를 조용히 안아주는 곳이 있다면, 아마 이곳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조용히 성장하고, 조심스럽게 버텨온 하루의 끝에, 이런 공간 하나를 품고 있다는 건 분명 많은 위로가 될 것이다.

오늘도 치열했던 우리들의 하루에 깊은 존경을 담아, “폭싹 속았수다.”

TIP & INFO

카페비온디앤

위치 서울 중구 북창동 1-2

운영시간 매일 09:00 - 19:00 / 18:55 라스트오더 라스트오더

SNS @cafe_bondn

방문 TIP

시청역에서 내리면 가장 빠르게 이곳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마실지 고민될 때는 사장님 혹은 바리스타 분에게 추천을 요청해보세요.
날이 따뜻하다면 야외 공간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합니다.
청음 공간에서도 커피를 마실 수 있습니다.

서울 강서구 카페

by. 주성치

“저마다의 문학 소녀가 마당을 뛰놀다”

에디터가 폭싹 속았수다에게 가장 감사한 것은 내 안에 문학 소녀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다. 바쁜 일상 그리고 퍽이나 순수할 수 없는 직장 생활 속 잊고 있었던 사실. 내 안에 문학 소녀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감성이 얼마나 순수하고 고귀한 것을 알려줬다.

따스한 햇살에는 절로 가슴이 들뜨고 마치 새로산 물감을 짠듯한 하늘색 하늘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런 날씨에는 내 안에 감수성이 절로 차올라서 마음이 몽글몽글 하고 설렌다는 것을

그리고 이런 감정은 에디터뿐 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현재 크게 느끼고 있을 것 같다.

그렇기에 이 감성, 여러분 안에 문학소녀가 더욱 깊어질 수 있게 깅꼬서울을 소개한다.

깅꼬는 은행의 영어로 깅꼬서울은 400년이 넘는 은행나무가 있는 한옥 카페이다. 들어가는 순간 절은 시절 애순아와 관식이로 만들어주는 오래된 한옥은 내 안의 문학 소녀를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특히나 어디를 가도 탁 트인 인테리어와 전경은 도시를 벗어나 시골 마을로 온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

특히나 따스한 햇빛을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카페 구조는 회색빛으로 가득 했던 내 마음을 절로 씻겨준다. 그리고 이런 깅꼬서울의 분위기로 다들 하하호호 신나하는 카페의 무드 또한 나를 설레게하고 나의 문학 소녀가 재잘거리게 해준다.

또한 메뉴도 옛스러움을 한껏 담은 쌍화차부터 우유까지 있어서 더욱더 80년대로 돌아간 기분을 준다. 이렇게 옛스러운 감성과 함께 뻥 뚫린 한옥에서 따스한 햇빛을 느끼고 푸르디 푸른 하늘을 보면 절로 마음 속 시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나에게 폭싹 속았수다 라는 위로도 절로 건네게 된다.

이처럼 야외 활동이 가장 좋은 시기에 깅꼬서울을 찾아가, 나의 문학소녀와 데이트를 해보자

그리고 절로 자신에게 폭삭 속았수다 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을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