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왜 이렇게 무해하지?

2025. 3. 31.

내향인의 색, 내색

안녕하세요, 님.

봄기운이 완연해지는 요즘, 자연도 사람도 조금은 더 부드러워지고 싶은 계절입니다.

복잡한 일상과 수많은 자극 속에서, 우리는 때로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 '무해한 공간'에 마음이 끌립니다.

요란하지 않고, 꾸미지 않아도 편안한 분위기.

이번 레터에서는 그런 무해력을 담은 공간들을 소개합니다.

소란함보다 고요함이,

지침보다 여유가 필요한 날,

이번 뉴스레터가 당신의 하루에 작은 평온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내향인의 색, 내색 드림🕯️

[1] 오늘 무해함은 초록색입니다, 피핀커피로스터스

[2] 두부를 사랑하게되다, 바이두부

[3] 지속가능한 무해력, 노노샵

* 지메일로 보고 계신 독자분들은 꼭 맨 아래의

'전체보기'를 누르셔야 빠짐없이 즐기실 수 있습니다.

서울 강서구 카페

by. 주성치

"나의 오늘이 더욱 초록빛으로 남는다."

따스해진 날씨, 기분 좋은 햇빛 그리고 설레는 마음. 오직 봄에만 느낄 수 있는 몽글몽글한 설렘
그리고 이 설렘을 더욱 푸릇하게 만들어주는 초록 정원으로 초대하려 한다. 피톤치드가 느껴지고 기분 좋은 햇살을 느낄 수 있고 거기에 쌉싸름한 커피까지.

이처럼 피핀커피로터스는 설레는 봄 날씨에 딱 맞는 무해함을 준다. 사진을 절로 찍게 만드는 감각적인 인테리어, 외국 카페를 온 것 같은 다양한 커피 머신들과 포스터 그리고 초록빛이 가득한 여러 식물까지. 봄에 더욱 초록을 더한다.

이렇게 아늑하고 편한 공간에 있다 보면 지금까지 나를 괴롭혔던 유해함들과 차단된다. 그리고 따스한 햇살을 한껏 즐기며 기분 좋게 커피 한 잔과 맛있는 디저트를 즐긴다. 그리고 지어지는 미소는 나에게 무해한 도파민을 선사한다.

특히나 귀여운 수달 인형이 반겨주며 사계절 내내 붕어빵을 먹을 수 있는 피핀커피로터스의 귀여운 특색은 유해함 찌든 우릴 씻겨 준다. 이처럼 가볍고도 확실한 무해함을 느끼고 싶다면 따스해진 날씨와 함께 피핀커피로터스를 방문해보자.

TIP & INFO

피핀커피로스터스

위치 서울 강서구 마곡중앙로 161-1 캐슬파크 217호

운영시간 11:30 - 22:00 (라스트 오더 21:30)

SNS @pippincoffee

방문 TIP

다인석보단 1인석, 2인석들이 더 많아요
애견동반카페로 귀여운 강아지들을 볼 수 있어요

서울 용산구 샌드위치

by. 까마귀

"대체육이 아닌 오직 두부만을 사용해 맛과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는 곳이다."

북적이는 용산구 해방촌 신흥시장. 남산 방향으로 위로 쭉 올라가다 보면, 왼쪽에 노란 파라솔이 보인다. 이곳은 비건 식당 ‘바이두부’다. 바이두부의 모든 메뉴는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진다. 특히 대체육 대신 오직 두부만을 사용해 맛과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는 곳이다.

내부는 버터크림색 벽과 초록색 쿠션으로 꾸며져 있어 편안하고 밝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좌석은 대부분 2인석이며, 필요에 따라 붙여 앉을 수 있다. 물과 식기는 셀프, 주문은 카운터에서 선결제하는 방식이다.

주요 메뉴는 샐러드, 샌드위치, 랩이며,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추가 옵션도 마련되어 있다. 음료는 커피, 차, 탄산 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고, 특히 모든 라떼류에는 두유가 기본으로 사용된다.

대표 메뉴인 브로콜리 두부강정 샐러드볼과 달걀 없는 달걀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처음 보기엔 양이 많아 보이지 않지만, 모두 먹고 나면 일반식을 먹었을 때보다 훨씬 편안한 포만감이 느껴진다.
샐러드볼은 정말 대표 메뉴답게 훌륭했다. 달달한 두부강정과 브로콜리, 소이마요의 조합이 일품이었다. 그 아래 깔린 퀴노아 샐러드에는 생라임을 직접 짜 넣은 라임 비니거를 뿌려 먹는데, 하나의 그릇에서 다양한 맛과 식감을 경험할 수 있다.

달걀 없는 달걀 샌드위치는 비주얼부터 흥미로웠다. 가운데 들어간 두부 샐러드가 마치 에그마요처럼 보여 처음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주재료가 두부라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었기 때문에, 끝에 느껴지는 달달한 딸기잼 맛을 음미하게 된다. 결국 그 맛에 이끌려, 한 입 또 한 입 계속 먹게 된다.

평소 두부 특유의 고소함과 식감을 좋아한다면, 혹은 식물성 재료만으로도 충분한 맛과 포만감을 느끼고 싶다면, 해방촌 신흥시장 인근의 비건식당 '바이두부' 를 추천한다.

TIP & INFO

바이두부

위치 서울 용산구 소월로20길 10 바이두부

운영시간 월 -금 09:00 - 17:30(18:40 라스트오더),
토 - 일 09:00 - 15:00(14:10 라스트오더)

SNS @bytofu_hbc

방문 TIP

추천 메뉴는 브로콜리 두부 강정 샐러드볼입니다.
주말에는 오후 3시까지만 운영하니 헛걸음에 주의해주세요.

서울 이태원 카페

by. 텐동

“한적한 골목에 숨은 오아시스”

자극과 스트레스로 가득 찬 것만 같은 요즘. 우리는 때로 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순수한 힘을 발산하는 존재 '무해력'이 필요할 때가 있다. 오늘은 그런 무해력이 철학과 공간으로 녹아든 곳, 이태원의 “노노샵”을 소개한다.

노노샵은 이태원의 복잡한 에너지를 벗어나, 한적한 골목에 숨은 오아시스처럼 자리 잡고 있다.

엔틱 가구 거리의 북적임을 지나 조금만 걸으면, “이태원에 이런 곳이?”라며 놀라게 될 만큼 고요한 풍경이 펼쳐진다. 공간의 위치부터 내밀한 무해력을 느끼게 한다.

길가에 놓여있는 간판을 따라서 노노샵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재활용 소품들과 책으로 가득 찬 진열대가 나를 반긴다.

큰 창으로 쏟아지는 햇빛은 공간 전체를 포근하게 감싸고, 방문객들은 자연스레 창가 자리로 모여든다. 내가 방문한 날은 따스한 햇살이 공간 전체를 감싸고 있는 아주 운 좋은 날이었다. 창가 자리에는 이미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나는 간신히 마지막 남은 햇살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커피와 쿠키를 주문하고 둘러본 노노샵은 평범한 제로웨이스트 샵과 다르게 해외 그로서리 마켓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식재료부터 친환경 세제까지, 일상의 모든 것을 의미 있게 채울 수 있는 아이템들로 가득했다.

그곳에서 단연코 눈에 띄는 것은 견과류 버터 기계였다. 요일마다 다른 견과류가 준비되고 방문 요일에 해당하는 견과류를 사용하여 즉석에서 버터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노노샵은 애견 동반이 가능한 공간으로, 종종 귀여운 강아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식물과 햇살, 귀여운 강아지들이 만들어내는 조화. 이태원에서 이토록 순수한 '무해력'을 품은 공간을 찾기란 쉽지 않다.

현재 노노샵에서는 서울도시금속회수센터와 함께하는 전선 수거 캠페인을 진행 중이며, 환경을 생각하는 패션 매거진 'oh boy!'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또한 제로웨이스트 정신에 따라 텀블러가 있어야만 테이크아웃이 가능하지만, 텀블러가 없어도 괜찮다. 편리한 텀블러 대여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