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짧아지고 부쩍 추워진 날씨에 두꺼운 외투를 찾게 되는 계절입니다.
낮보다 밤이 더 길어진 요즘, 괜스레 감성적이 기분이 들면서 생각이 많아지지 않나요?
그래서 이번에는 아늑하고 조용한 곳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공간들에서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이나, 운명처럼 마주하게 될 책을 읽으며 님의 올해 마지막 남은 한 달을 의미 있게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
노란 조명 아래에서 독서 중인
내향인의 색, 내색 드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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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메일로 보고 계신 독자분들은 꼭 맨 아래의
'전체보기'를 누르셔야 빠짐없이 즐기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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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읽고 쓰는 사람들을 위한 아지트, 문학살롱 초고
[2]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선사하는 Table of contents
[3] 내가 좋아하는 겨울, 코트 그리고 책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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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 책, 음식 혹은 이 모두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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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역 7번 출구. 항상 3번 출구를 향하던 나에게 7번 출구는 낯설지만 새로운 공간을 마주한다는 설렘을 안겨주었다. 7번출구로 나오자마자 밀려오는 추위에 급히 목적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정신없이 걷다 마주한 골목. 내가 알던 합정과는 다르게 차분하고 조금은 낮은 채도를 가진 공간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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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마주한 낯선 분위기를 즐기며 5분 정도를 걷자 오늘의 목적지인 '문학살롱 초고'의 간판이 보였다. 문학살롱의 입구를 마주하고 처음 든 생각은 '영업하는 거 맞나...?'였다.
새어 나오는 불빛과 들려오는 대화 소리에 문을 열고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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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살롱이라는 컨셉에 맞게 입구에서부터 커다란 책장이 맞이해 주었고 그 앞에서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손님들의 모습이 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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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를 지나 조금 더 들어서면 초고의 메인 공간과 바테이블이 나타난다.
바 테이블에 위치한 커다란 책장에는 책의 색상과 맞는 술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어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테이블과 좌석은 각각의 컨셉을 가지고 있어서 메뉴를 고르기에 앞서 어떤 자리에 앉을지부터 고민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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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의 메뉴판은 여느 식당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앞장에 적힌 짧은 문구 하나가 이 공간의 정체성을 한눈에 보여주고 있었다.
'읽고 쓰는 사람들을 위한 아지트'
뒷장으로 넘기자 내가 초고를 방문한 가장 큰 이유, '문학칵테일'이 보였다. 메뉴를 쓱 넘겨보고는 빠르게 문학칵테일로 다시 돌아와 '기억도 마음도 신발도 놓고 나오는'을 한잔 주문했다.
이 메뉴를 고른 이유는 '우연히'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우연히 알게 된 책바 그리고 초고에서 마주한 우연히 개발된 칵테일. 더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조금의 시간이 흐른 후 주문한 칵테일이 나왔고, 여기서 완전히 초고에 빠져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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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주문한 칵테일과 함께 책이 내 앞에 놓였다는 것이다. 문학 칵테일은 책 제목에서 이름을 따오고 주문하면 해당 책을 함께 제공해준다. 책과 칵테일 모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맛과 내용이었기에 혼자 방문하였음에도 초고에서의 시간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게 해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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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배려한 속삭이는 듯한 대화소리, 주방에서 들려오는 요리 소리, 책을 넘기는 소리, 모든 게 어우러져 다음번 방문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안겨주었다.
혼술, 책, 음식 혹은 이 모두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합정역 7번 출구 인근에 위치한 '문학살롱 초고'를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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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 INFO
문학살롱 초고
위치 서울 마포구 독막로2길 30
영업시간 월요일 - 금요일 14:00 ~ 24:00 토, 일 16:00 ~ 24:00 (매주 수요일 휴무)
전화번호
02-332-7579
방문 TIP
-평일에는 몰입을 주말에는 교류를 지향하는 분위기로 운영되니 참고해 주세요.
-비치되어 있는 책들은 자유롭게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평일 오후에 한적하게 공간을 누리실 수 있습니다.
-음식을 함께 판매하니 음식냄새가 싫으신 분들은 참고해 주세요.
-후불제로 운영되며, 음식과 술은 사장님이 가져다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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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요했던 분위기에 묻히지 않고 몇 없는 손님들 사이에서 자유로운 해방감을 느끼도록 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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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적함과 울적함이 드는 어느 날, 문뜩 이곳이 가고 싶어졌다. 센티한 기분과 마음을 적당히 풀어낼 곳은 이곳 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적이 드문 곳에 있기도 하고, 생각 정리가 되지 않을 때 명쾌하게 답을 줄 책들도 적당히 있기에 자연스레 이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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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들어가자마자 넓은 테이들 하나가 턱하니 있다. 총 8명이서 앉을 수 있는 이곳은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책 모임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고, 삼삼오오 오신 손님들이 한적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밤에 왔을 때는 위에 달린 펜던트 조명 덕에 여러 사람들과 속 깊은 얘기를 하기에 적당하고, 낮에 오면 두 개로 난 창문 사이로 햇빛이 따스하게 들어와서 가벼운 대화부터 소소한 일상 속 즐거움들을 나누기에 좋은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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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테이블 맞은편에는 길게 뻗은 책장이 자리하고 있다. 어떤 책들이 있는지 한 번 둘러보았다. 체계적으로 도서 분류번호대로 번호를 적어 정리되어 있기보다, 비슷한 분야의 책들을 오밀조밀 모아둔 곳이라 관심 있는 분야나 책을 찾기 좋다는 느낌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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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어떤 책이 있는지 맨 처음부터 끝까지 쪼그려 앉아서 모든 책장을 스쳤다. 책장 사이사이 약간은 투박하면서도 정이 깃든 메모 속 안내들은 아직 이곳이 낯선 이에게 긴장감을 풀 수 있는 나지막한 위트를 선사했다. 문어체로 된 딱딱한 안내보다 보동보동 한 구어체의 말이 좀 더 이곳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고, 고요했던 분위기에 묻히지 않고 몇 없는 손님들 사이에서 자유로운 해방감을 느끼도록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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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 드는 책을 눈으로 찜해두고 음료를 고르려 몇 발자국 뗐는데, 이곳에서 'Table of contents'를 보니 이곳이 마냥 북 카페는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독립서점이기도 해서, 베스트셀러부터 고전문학, 일반 도서 등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여기 놓여 있는 책들은 구매 후에 볼 수 있다는 점도 꼭 명심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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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모여 있는 책을 구경하고 눈을 돌려 가장 넓은 스팟에 왔다. 책이 아니더라도 편하게 개인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 좌석은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공부하거나 태블릿 PC,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다. 자리마다 콘센트도 마련되어 있어서 배터리 충전 걱정 없이 편하게 3시간을 보내기 충분한 곳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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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석 같은 곳의 맞은편엔 프랑스 물랑루즈에 있을 법한 벨벳 소재의 소파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여러 사람이 왔을 때만 앉을 수 있는 특별함이 있는 것과 동시에, 에드워드 홀이 말한 45cm 이하의 밀접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친밀한 관계"의 사람과 앉을 수 있는 곳이다. 특히나 한쪽에만 소파가 있기에 정말 친한 사람 아니면 같이 앉기 쉽지 않다. 아무와 앉을 수 없는 곳이어서 그런가, 괜스레 이곳에 앉을 수 있게 도전하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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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엔 정성스레 포장된 책들이 한 대 모여있다. 이곳의 주인장께선 책의 뒷면을 조명하며 예비 독자들에게 뒷장의 특별한 의미를 선사한다. 마치 '뽑기'처럼 뒷면의 매력을 소개하며 어떤 책이 나올지 은근 기대하게 만든다. 책을 구매하진 않았지만, 누군가 나를 대신해서 이 궁금증을 해결해 주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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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동글한 의자와 테이블로 되어 있는 이곳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에 나올 것 같다. 가벼운 와인 한 잔을 곁들이며 같이 읽은 책에 대해 조곤조곤 이야기하기 좋은 자리라 해야 될까? 여기에 앉으면 책 속 주인공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그 둘의 관계는 어떻게 발전할 거 같은지, 그리고 그 사건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지 등등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상상하며 알찬 3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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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자리 옆에는 이렇게 1인석이 마련되어 있다. 폭신폭신한 의자에 앉아서 아까 고른 책을 집었다. '우리는 책 앞에서 가장 솔직해진다.'의 제목은 이곳에 온 이유를 나를 대신해서 설명해 주는 것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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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스 와인을 고를 수 있었지만 오늘은 차(tea)가 끌리는 날이라 루이보스슈프림 한 잔과 함께 천천히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은 사람의 심리&자아의 상태와 왜 그런 증상이 나타나는지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각 상태에 따라 적절한 책을 소개해 주며 책과 얽힌 에피소드들이 담겨 있었다.
이 책은 독자의 마음을 이미 다 아는 듯이 적재적소의 말과 글을 통해서 위로했고, 읽는 내내 치유받는 기분도 들었다. 2D의 글뿐이었지만, 3D 현실 세상의 심리 독서 치료를 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포근한 의자와 따듯한 무드등은 이곳에 점점 젖어들게 만들었고 책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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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일부 내용 중 이런 문장이 있었다.
'책을 손에 들었을 때 인간은 마침내 혼자다. 독서는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걸 허락한다.'
정말 이 문장처럼 책을 읽는 내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정의되지 않은 감정과 생각들이 정렬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기분이 반복적으로 들면서 점점 자아가 건강하게 견고해지는 걸 느꼈다. 이게 바로 독서의 힘인가 싶었다. 더군다나 방해하는 사람이 하나 없는 곳이어서 시간과 공간, 그리고 경험이 삼위일체를 이루며 다시금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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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곳에서 나를 되찾고, 책을 읽으며 다시 일어설 힘을 얻고 싶다면 평일 이곳을 방문할 걸 추천한다. 이곳에서 보내는 적막함과 잔잔한 3시간이 더욱 단단하고 의미 있는 나로 만들어주는데 큰 힘을 줄 거라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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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 INFO
Table of contents
위치 경기 성남시 분당구 미금일로80번길 2 1층
영업시간 월요일 - 일요일 12:00 ~ 21:00 (매주 화요일 휴무)
전화번호
070-8220-8857
SNS
https://www.instagram.com/tableofcontents.kr
방문 TIP
-매주 금요일마다 누구나 오실 수 있는 책 모임을 운영하며 사전 예약을 하셔야 합니다.
-비치되어 있는 책 중 일부 자유롭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평일 오후에 한적하게 공간을 누리실 수 있습니다.
-1인 1메뉴 3시간 이용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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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없이 연말을 알려주는 찬 공기와 함께 코트를 여미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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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차디찬 날씨와 함께 연말이 한없이 가까워졌음을 느끼고 있다. 그렇게 느껴지는 연말과 싸늘함은 나를 더욱 감성에 물들게 만든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다가올 시간에 대한 두려움과 설레임.
이 모든 것들이 섞이는 감정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라는 고민. 그렇게 나의 고민은 책과 술이란 키워드로 도출된다. 나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줄 책과 나의 감정을 더욱 뜨겁게 만들어 줄 술. 이 두 가지로 지금의 나를 달래고 위로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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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더욱 궁금하고 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가게 된 책바. 본디 연희동에 자리 잡았던 책바는 망원동에 자리 잡아 더욱 커진 규모로 운영 중이다. 유퀴즈에 자기님으로 나왔을 유명한 책바의 스토리.
대기업을 퇴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책과 술을 즐길 수 있는 책바를 차리신 사장님의 이야기. 출근할 때 들은 팟캐스트에서 스티브 잡스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사는데 너의 인생을 허비하자 말라’고 라는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며 퇴사하고 책바를 운영하기 시작했다는 그의 스토리.
이처럼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 도전한 책바의 이야기는 이미 그 서사로도 충분히 사랑받을 만하지 않은가? 그리고 이 서사를 가진 곳이 어떨지 무척이나 궁금한 마음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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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도착한 책바는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부터 책바가 어떤 곳임을 알게 해줬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무수히 많은 책들. 정말 이곳이 서점인지 바인지 헷갈리게 할 정도로 많은 책들. 그리고 바와 서점 이 두 가지를 모두 아우르는 인테리어와 조명들. 문을 열자마자 난 책바라는 곳에 심취하게 되었고 나의 모든 감각이 다시 생생해졌으며 이러한 생동감은 책바의 향과 음악, 조명 모든 것을 한없이 느끼게 만들었다.
이처럼 책바는 이곳이 어떤 곳인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무수히 많은 책장과 그 책장을 채우는 책들. 그리고 이런 책들과 함께 바라는 본질을 보여주는 많은 바텐더분들과 술을 즐기는 사람들. 이곳은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명확히 아는 이들이 모이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명확함이 주는 새로운 에너지는 하나의 공간과 그 공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줄 수 있는 힘이 무엇인지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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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책을 사랑하는 바라는 것을 다시 명확하게 알려주는 메뉴판. 모든 술들이 소설이나 여러 책들에 나오는 술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각각의 술마다 다양한 설명들을 부여하여 단순하게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책을 즐기는 느낌을 주었다. 그러다 보니 술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문학 작품을 고르게 됐다.
날이 추웠던 그날, 호호 입김을 불면 하얀 입김이 한없이 나왔던 그날. 매서운 추위에 한없이 옷을 여미게 되는 그날. 그날의 감성에 맞는 설국을 골랐다. 그리고 다시 한번 설국의 첫 문장을 되새겼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이 아름다운 첫 문장으로 유명한 설국. 이 설국을 표현한 칵테일. 이 메뉴만으로도 책바가 지향하는 점과 책바만의 서사가 무엇인지를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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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책바의 또 다른 매력은 음악과 향이다. 특유의 어두운 우드톤 인테리어과 어울리는 음악. 재즈부터 80년대 올드팝까지 여러 음악들이 책을 차분하게 읽는 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책바의 톤앤매너를 더욱 살려주는 은은한 책바만의 향기. 우드 향을 베이스로 은은하게 느껴지는 향. 그리고 이렇게 동일하게 느껴지는 향과 인테리어가 마치 내가 추운 겨울 날 작은 오두막집에 와 모닥불 앞에서 책을 읽는 느낌을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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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책바만의 매력. 술을 음미하며 읽는 책. 술을 먹으며 읽는 책은 이동진 평론가님의 말을 떠오르게 한다.
“영화는 ‘술’ 같은 것이고 책은 ‘물’ 같은 것이다. 영화는 좋은 뜻에서 우리를 뜨겁게 만들고 책은 좋은 뜻에서 우리를 차갑게 만든다. 이성은 기본적으로 차가운 것이다.”
물론 이 말은 교양에 관해서 영화는 책을 절대로 못 따라간다는 뜻이지만 책바에서 이 느낌을 느낀 것은 나를 뜨겁게 만드는 술과 나를 차갑게 만드는 술을 동시에 즐기니 이전에는 느끼지 못 한 감각과 기분을 느꼈다. 뜨거워지는 마음과 기분 하지만 책으로 나의 머리는 지속적으로 차분해진다. 그리고 이 두 가지 감각은 새로운 경험이라 부르기에 충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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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책바라는 곳은 내향인의 색을 한없이 머금고 있다고 생각된다. 조용한 분위기와 아늑한 조명 그리고 깔끔한 우드톤의 인테리어들. 그리고 이 곳에서는 책을 읽는다면 소설을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책바라는 공간이 주는 힘은 자연스럽게 나 스스로를 소설 속에 주인공으로 만들며 소설 속 한 장면을 더욱 생동감 있게 상상하게 만든다. 이처럼 책바의 모든 것은 소설을 읽기에 좋은 곳이라 이야기 하고 싶다.
다가오는 연말 새로운 내향인의 색을 찾고 싶다면 이 책바에 들러 가장 좋아하는 소설책을 혹은 가장 궁금했던 소설책을 들고 가장 좋아하는 코트 입은 채 방문하길 바란다. 그렇다면 차가워진 몸과 설레는 마음으로 책바를 향할 것 이고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책바라는 공간의 발을 디디는 순간 책바라는 공간이 주는 색과 힘이 무엇인지 알 것이다. 무언가를 사랑하는 사람이 만든 공간의 힘. 그리고 그 공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였을 때의 힘. 많은 것들은 책과 술을 사랑하기에 충분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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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 INFO
책바
위치 서울 마포구 포은로 90 301호
영업시간 화요일 - 금요일 19:30 ~ 01:30, 토요일 18:30 ~ 01:30 (매주 일요일, 화요일 휴무)
전화번호
0507-1402-5858
SNS
https://www.instagram.com/chaegbar/
방문 TIP
-네이버 예약으로 단체 예약 혹은 원하는 좌석을 예약할 수 있습니다.
-비치되어 있는 책들을 자유롭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혼자 온 손님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존재합니디.
-페어링이 한정적이며 주문시 개방형 공간을 이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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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이번에 내색이 소개한 장소는 어떠셨나요?
아늑한 공간에서 책을 읽으며 님 만의 의미 있는 경험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2023년의 남은 한 달이 무탈하길 바라며 저희는 12월에 돌아오겠습니다.
내향인의 색,
내색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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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더 알고싶은 정보가 있다면 자유롭게 의견을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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