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안녕하세요.
조금씩 더워지는 날씨에 무탈하신가요? 봄이라기에는 늦었고 여름이라기에는 조금 이른 요즘, 저희는 이런저런 이유로 잠들지 못하고 밤을 보내고 있어요.
님도 잠들지 못하는 밤을 보내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이른 더위와 흘러가는 하루에 대한 아쉬움에 잠들지 못할 때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긴 밤을 보내고 있는 님을 위해 밤과 새벽 그 어스름한 시간에 가기 좋은 곳을 모아왔어요.
밤잠이 없는 님을 위해 스잔한 공간들을 소개합니다.
내향인의 색, 내색 드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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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메일로 보고 계신 독자분들은 꼭 맨 아래의
'전체보기'를 누르셔야 빠짐없이 즐기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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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드러운 도시 야경 호숫가 - 광교 호수공원
[2] 고양이와 함께하는 - bar bam bar
[3] 힙 없는 낭만 북카페 - 세상과 연애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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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조명들 아래로 비치는 불빛들과 적막하면서도 어색한 공기가 흐르는 이곳은,
오롯이 서로에게 진심이 전해지도록 하는 마법과 같은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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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함과 더움 그 중간의 날씨에 종종 밤잠이 안 올 때가 있다. 그때마다 침대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것보다 잠깐의 산책을 다녀오는 걸 좋아하기에, 이번에도 광교 호수공원을 찾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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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 호수공원을 가면 호수 한편에는 식당가들이 즐비하다. 평소 같으면 왁자지껄한 거리지만, 12시가 지난 시간이어서 그런지 풀벌레 소리와 조그맣게 들리는 사람들의 대화소리만 간간이 들려온다. 풀숲들 사이사이에 마련된 벤치여서 그런지, 마치 그곳에 앉으면 우리만 있는 듯한 기분도 느끼게 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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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고요함과 평온함은 점점 깊어지기 시작한 밤의 시작을 알리는 듯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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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소리와 목소리가 뒤섞였던 곳을 지나다 보면 커다란 전망대가 보인다. 이곳의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하는 프라이부르크 전망대이다. 실제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시와 결연을 맺으며 짓게 된 이 전망대는 독일 프라이부르크 시에도 똑같이 있다고 한다.
마치, 북극성처럼 호수 어디서든지 이곳을 보면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 알 수 있다. 잠시 이곳을 찾은 나그네들이 밤이나 낮이나 길을 잃지 않도록 길라잡이 역할까지 해주며 이 호수의 든든한 아이콘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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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10시까지만 올라갈 수 있어서 이 밤에는 올라갈 수 없었지만, 동이 트오는 새벽 어스름쯤 이곳을 올라간 기억을 떠올려보면 마치 이 호수를 다 가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윤슬처럼 반짝이는 호수는 마치 나를 위한 스포트라이트 같았고, 아침 햇살을 받아 섬광처럼 밝은 펜트하우스들은 황금의 집 같았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이곳에 서서 멍하니 해가 떠오르는 걸 보면 황홀하다는 기분을 맘껏 누릴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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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를 지나 발걸음을 떼다 보면, 넓은 공터에 홀로 켜져 있는 가로등을 만나게 된다. 공터와 같은 이곳에서는 종종 한여름 오후쯤 음악회가 열리기도 하고, 노래에 맞춰 분수대가 올라오기도 한다. 아쉽게도 밤이라 그런지 기다란 전봇대 불빛만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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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좋은 이유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화려한 조명들 아래로 비치는 불빛들과 적막하면서도 어색한 공기가 흐르는 이곳은, 오롯이 서로에게 진심이 전해지도록 하는 마법과 같은 곳이다. 따뜻한 불빛들과 적당한 습도와 온도 덕분에 굳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한두 계단을 내려가 보니 이미 삼삼오오 모여서 서로의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걸 나누며 이 밤을 추억하고 있었다. 아마도 이들은 언젠가 이날을 그리워하며 그때에 우리를 기억할 수 있는 소중한 장소가 되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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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마음을 나누는 곳에 있다면, 그 마음을 가지고 함께 또 다른 여정을 떠날 수 있는 산책로가 바로 이어진다. 호수 위의 나무다리는 방금 공터에서의 그 마음과 생각이 진짜였는지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한다. 한 걸음 내딜 때마다 들리는 나무 소리와 이따금씩 물 위로 올라와 숨을 쉬는 물고기들의 첨벙거림은 혹여 섣부른 말과 마음은 아니었는지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길게 늘어진 노오란 조명 빛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샌가 마음 한편의 의문은 확신으로, 뱉은 말은 행동으로 변해진다. 스치듯 나온 것 같았지만, 오랫동안 삭히고 삭혀서 나온 마음과 말이었음을 느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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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반쯤 돌았을까, 건너편의 밝게 빛나는 불빛들이 눈길을 끈다. 수채화 물감처럼 호수에 흐트러진 불빛들은 검은 도화지에 노란 별빛들을 수놓은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점점 멀어질수록 검은 물에 풀어지는 아지랑이 불빛의 끝자락은 자연스레 이 호수에 취하게 만든다.
한동안 멍하니 눈에 담긴 빛들을 바라보면 점점 눈꺼풀이 내려온다. 올랑말랑한 선잠을 이겨내고자 다시금 발걸음을 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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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방 다리를 건너 맞은편으로 가면, 형형색색의 네온 조명들이 길을 비추는 곳이 있다. 옅은 분홍색부터 짙은 파란색까지 자연스럽게 색이 바뀐다. 그라데이션 느낌으로 바뀌기 때문에 이 길은 한 발걸음 내딜 때마다 새로운 길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든다. 마치, 여기도 갈 수 있고 저기도 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듯, 걷는 내내 마음은 들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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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호수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여러 갈래 길이 있기 때문에 길을 잘 보고 가야 한다. 자칫하다간, 바깥 도로로 나가게 되어 이따금 되돌아와야 할 수 도 있다. 그러나 조금 걷다 보면 다시 호숫가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있기 때문에, 당황하지 말고 호수 밖에서 조금만 걷다가 다시 돌아오면 된다.
그래서 이때만큼은 호수 공원의 북극성 같은 프라이부르크 전망대를 잘 보고 있어야 한다. 지금 전망대와 멀어지고 있는지, 가까워지고 있는지 잘 보고 걷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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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분이 지나 호수 한 바퀴를 다 돌았다. 이미 새벽 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지만, 다른 사람들도 밤잠이 없는 듯 군데군데 빛이 켜져 있었다.
새벽까지 빛을 켜둔 이유는 가지각색이겠지만, 밤을 지새우면서까지 아직 눈을 감지 못했다면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호수 한 바퀴를 돌아보는 건 어떨까?
따갑게만 느껴졌던 초여름의 햇빛이 아니라 부드럽게 느껴지는 야경으로 밤동안 나를 위로해보길 바라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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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 INFO
광교 호수공원
위치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호수로 165
영업시간 연중무휴 24시간
전화번호 070-8800-2460
홈페이지 www.gglakepark.or.kr
방문 TIP
-공영주차장 3시간에 1,000원, 추가 3시간 1,000원
-광교호수공원 제1주차장, 제2주차장, 제3주차장 이용 -광교호수공원 가족캠핑장 예약 추첨 후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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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힘든 하루를 버티고 견뎌내 어김없이 밤이 가는 것이 아쉬운 여러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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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저녁은 다가오고, 유독 잠들지 못해 깨어있는 밤.
이대로 하루를 보내기 아쉬워 스마트폰만 쳐다보다가 ‘고양이 칵테일바'가있다는 소식에 무작정 집을 나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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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여름의 문턱을 지나고 있지만 아직은 시원한 밤공기에 하염없이 걷다 마주한 작은 검은 문 하나.
그 너머에서 기분 좋은 웅성임이 들려온다. 오늘 소개할 공간인 고양이 칵테일바 ‘bar bam bar(바밤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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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역에서 도보 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바밤바’에는 언제나 고양이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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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밤바의 메뉴판은 ‘종이 신문’ 형태로 되어있고, 독특하게도 그 신문의 1면에는 ”Do you know bar bam bar Herose?”라는 문구와 함께 고양이들이 소개되고 있다.
어디서든 쉬고 놀 수 있게 가게 곳곳에 마련된 고양이들을 위한 공간과 신문의 1면에 술이 아닌 고양이들의 정보가 가득한 것을 보며, 고양이에 대한 사장님의 사랑이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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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테이블에 자리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다가 '헛소리 그만하고 위스키나 마셔!’라는 문구에 나도 모르게 위스키 한 잔을 주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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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위스키가 나오고, 바텐더 분들과 얘기를 나누며 조금씩 취기에 젖어가다 보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나른해진 고양이들을 눈에 들어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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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고양이들을 보고 있자니 괜스레 나까지 함께 편안해지고 나른해져가는 기분이 든다.
남은 술잔을 비우고 어느새 나른해진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오면 언제 밤이 가는 것이 아쉬웠냐는 듯 후없이 잠에 빠져들게 된다.
오늘도 힘든 하루를 버티고 견뎌내 어김없이 밤이 가는 것이 아쉬운 여러분들께,
한 잔의 칵테일과 고양이가 담긴 이 공간이 후회 없는 하루의 끝을 선물해 줄 수 있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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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 INFO
bar bam bar
위치 서울 영등포구 영중로4길 25-1 2층
영업시간
*매주 월요일 휴무 주중 18:00 -01:00
주말 17:00 - 01:00
전화번호 02-3667-7678
방문 TIP
-고양이 알러지 약도 구비되어 있음
-고양이를 마음껏 구경하고 만져보고 싶다면 바테이블을 추천
-칵테일이 어렵다면 바텐더분들과 다양한 얘기를 나눠볼 것을 추천
-근처에 위스키와 하이볼 전문점인 2호점도 있으니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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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손님들이 남겨놓은 포스트잇을 보면
세월이 지나도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킨 어떤 분식집 같기도 하고
왠지 모르게 추억의 카페 캔모아를 연상하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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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그런 날이 있다. 남들은 잘 준비를 하거나 이미 침대에 누워있을 시간인데 나 혼자 정신이 말똥하고 미뤘던 일을 할 의욕이 생기는 날. 책을 읽을까 아니면 노트북을 열어서 블로그에 미뤘던 글을 써볼까. 뭐가 됐든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은데 집은 너무 조용하고 편해서 야심한 시간에 찾아온 이 생기를 금방이라도 놓칠 것만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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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가 가까운 시각에 혼자 공책과 노트북을 들고 갈만한 곳이 어디 있을까. 스터디 카페는 너무 조용하고 무인카페는 너무 삭막하다. 12시 이후에도 영업하는 탐앤탐스나 할리스도 좋지만 거긴 너무 개방감 있고 운 나쁘면 2차로 카페를 택한 취객을 마주할지도 모른다. 그럴 거면 그냥 집에나 있어라 하고 싶지만 공간을 고르는 까다로운 취향은 섬세한 내항인의 특권 아닐까. 그래서 이번에 소개할 곳은 서울 샤로수길 초입에 있는 북카페 ‘세상과 연애하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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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연애하기, 일명 ‘세연’은 서울대입구역에서는 역사가 꽤 오래된 북카페이다. 찐한 새벽을 즐기에는 영업시간이 새벽 1시까지인 점이 아쉽지만 야심한 시각에 홀로 밖을 나설 때 이곳을 먼저 찾는 이유가 있다. 상호부터가 마음에 들었다. ‘연애하기’란 나와 다른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사랑하며 시간을 보내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세상과 연애하기’라니. 왠지 철학적이고 또 감성적이게 느껴져서 사람이 그런 생각을 갖게 되는 시간인 새벽 1시까지 영업하는 북카페에 아주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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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내부는 시간 여행이라도 온 듯했다. 나무 책상과 의자 그리고 연두색 벽의 조화가 세련되진 않았지만 굉장히 편안한 분위기로 나를 맞아주었다. 노래는 주인 아저씨의 취향인지 2010년대 남성 발라드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특히 곳곳에 손님들이 남겨놓은 포스트잇을 보면 세월이 지나도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킨 어떤 분식집 같기도 하고 왠지 모르게 추억의 카페 캔모아를 연상하게 한다. 제법 올드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지만 손님들 전부 인근 대학교 학생들이었다. 과잠을 입은 학생들의 학교, 동아리, 과제 얘기들을 듣고 있으면 이곳의 올드함을 중화되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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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재미있는 점 중 하나는 후불제 카페다. 4인석 3개, 2인석 1개 그리고 창가 쪽 바 테이블 좌석 7개가 제법 옹기종기 붙어 있어서 가능한 것 같다. 자리에 앉으면 주인 아저씨가 핑거푸드처럼 여러 종류의 과자가 담긴 그릇과 함께 낡은 코팅된 메뉴판을 주신다. 과자는 키드오, 쌀과자, 로토스, 캐러멜 등 모두가 아는 추억의 과자들이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곳의 주력 메뉴는 커피가 아니라 차라는 점이다. 다른 카페들처럼 얼그레이나 캐모마일은 없다. 뽕잎차, 연잎차, 쑥차 등 8개의 전통차가 메뉴 첫 장에 자리하고 있다. 뒤에 커피 메뉴도 있었지만 여기서는 왠지 첫 장에 나와 있는 차를 고르고 싶어서 연잎차를 시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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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나오길 기다리며 주위를 둘러보면 그동안 이 카페를 방문한 사람들이 남긴 쪽지들을 보게 된다. 대부분 포스트잇에는 작성한 날짜가 적혀있는데 2012년부터 2023까지 쓴 흔적을 보니 이곳이 꽤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생각과 지문이 묻어난 공간임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카페 왼편에 있는 책장에 책들이 빼곡했다. 한국소설, 외국소설 등으로 제법 종류별로 섹션이 나뉘어있었고 책장 가장 아래 칸에는 보드게임들이 종류별로 있었다. 여기야말로 복합문화공간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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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아저씨가 가져다주신 차를 받고는 ‘와 여기 정말 멋없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정집에서 볼법한 평범한 컵에 어떤 데코도 없이 연둣빛 차만이 일렁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생각도 잠시 이런 분위기의 공간에 전통 다기 세트가 나와도 이상하고 그렇게 주는 곳은 거기에 맞는 공간으로 꾸며져있다. ‘꾸밈없는 자연스러움’이 이곳의 특징이자 개성인 것이다.
원래는 일정 정리와 약간의 자료조사를 하고자 아이패드를 꺼냈지만 정신 차려보니 손님들이 남겨놓은 포스트잇 정독하고 있었다. 누군가의 고민과 다짐이 적힌 글을 읽으며 공감하고 모두에게 응원을 말을 남긴 글을 보며 미소 짓기도 했다. 2010년대 발라드를 들으며 입으로는 쌀 과자와 연잎차, 눈으로는 지난 10년 치 포스트잇과 2000년생보다 어린 대학생 손님이 90%인 이곳이 정말 신비롭고 재밌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 때쯤, 누군가 내 생각을 적어놓은 듯한 포스트잇을 발견했다. 이 글은 쓴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도 이어폰을 꽂지 않고 이 공간을 온전히 즐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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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가 조금 지났을 때 자리는 뜨는 학생들이 결제하며 위해 주인아저씨와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후불제 감성’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었다. 음료는 잘 마셨냐, 지난번 시험은 어떻게 되었냐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게 AI가 그림도 그리고 글도 써주는 시대에 오랜만에 보는 정감 넘치는 모습이 낭만적이었다.
그래서 세상과 연애하기는 힙하지 않지만 힙한곳이라고 결론 내렸다. 분명히 다수의 사람들이 기대하는 ‘힙’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 본질은 ‘힙’ 그 자체다. 그러니까 요즘 시대가 말하는 ‘힙’에 휘둘리지 말고 나만의 취향과 가치관을 올곧게 지켜나가는 게 진짜 ‘힙’ 아닐까? 세상과 연애하기가 조금 낡고 깨끗하지 않아도 오랜 시간 사랑받은 게 바로 그 증거라고 생각한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새벽감성. 오후 11시에 조금 이른 새벽감성을 붙잡아 ‘나’와 연애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북카페 ‘세상과 연애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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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 INFO
세상과 연애하기
위치 서울 관악구 관악로14길 14 2층
영업시간 매일 14:00 ~ 01:00
전화번호 02-887-2621
방문 TIP
-커피 메뉴보다는 차를 추천(차 리필 가능)
-맥주 판매
-카페 내 도서 대출 가능(기간은 일주일)
-외부음식 반입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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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이번 달 내색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선선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짧은 외출을 다녀오는 건, 차가운 일상 속에 나에게 건내는 따뜻한 선물을 하는 것 같아요. 창문을 바라보며 우두커니 밤을 향하기보다, 밤을 향해 한 걸음 내딛으며 잠시 사색의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그 밤은 분명 님에게 생각치도 못한 선물을 줄거에요.
밤잠이 없는 님의 새벽이 보다 밝게 빛나길 바라며
우린 다시 6월에 다시 만나요.
내향인의 색,
내색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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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더 알고싶은 정보가 있다면 자유롭게 의견을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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